캐나다, 국방 드론 이니셔티브 출범…개발·시험·생산 잇는 조달 경로 구축
캐나다, 국방 드론 이니셔티브 출범…개발·시험·생산 잇는 조달 경로 구축
캐나다 정부가 자국의 무인·자율체계 역량을 빠르게 실전 단계로 옮기기 위한 국방 드론 이니셔티브(Defence Drone Initiative·DDI)를 출범시켰다. 캐나다 국방부가 7월 23일 발표한 이번 계획은 드론을 한 번 구매하는 단일 사업이 아니라, 캐나다군과 해안경비대의 작전 수요를 국내 기업·연구기관의 기술과 연결해 개발, 시험, 보완, 생산으로 이어지게 하는 상시 조달 경로에 가깝다.
DDI는 국방부와 국방투자청이 공동으로 이끈다. 초기 아이디어가 실제 현장에서 검증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운용자의 피드백을 다시 설계에 반영한 뒤 조건을 충족한 기술을 생산 단계로 이동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참여 대상도 대형 방산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스타트업, 중견기업, 기존 제조사까지 폭넓게 열어 두었다. 급속하게 바뀌는 드론 기술을 긴 획득 주기만으로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공식 발표에 제시된 검토 범위는 항공 드론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비용 전술 정보·감시·정찰 드론, 험지 물류용 무인지상차량, 무인 수상정과 수중체계, 적대 드론을 저부수 피해 방식으로 막는 요격체계, 표준화된 드론 탑재체, 장거리 정밀 임무 기술 등이 포함됐다. 센서와 인공지능, 보안 통신, 항법, 추진, 첨단소재를 하나의 공급망 관점에서 다룬다는 점도 눈에 띈다.
첫 관문은 공급협정 요청서(RFSA)다. 캐나다 정부는 자격을 갖춘 국내 공급업체 풀을 만든 뒤 향후 시험, 시제품 개발, 제한적 도입과 생산 사업에 경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접수 기한은 8월 14일이며, 7월 30일에는 기업을 위한 온라인 설명회가 예정돼 있다. 평가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르면 9월부터 자격 통보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다만 RFSA 자격 획득이 곧바로 계약 체결을 뜻하지는 않는다. 공식 배경자료도 공급업체 풀에 들어가는 것과 실제 발주를 구분하고 있다. 시험에서 작전 적합성, 사이버보안, 공급망 건전성, 소유·통제 구조, 인력 보안과 민감 기술의 출처를 검증해야 후속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빠른 도입과 보안 검증을 동시에 설계하려는 구조다.
이번 계획의 또 다른 축은 ‘주권 역량’이다. 캐나다는 필요한 무인체계를 국내에서 운용·정비·개량하고 수요가 급증할 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려 한다. 모든 부품을 국산화한다는 단순한 구호보다 국내 개발과 생산,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의 협력, 라이선스 생산, 지식재산 보호를 임무별로 조합하는 접근이다. 북극과 해안처럼 넓고 가혹한 환경에서 장기간 체계를 유지하려면 구매 가격뿐 아니라 정비와 통신, 데이터 관리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캐나다의 인공지능·로봇·항공우주·첨단제조 생태계를 실제 국방 수요와 연결하는 통로가 될 전망이다. 현장 시험을 거치며 제품이 바뀌고, 군과 해안경비대의 요구가 다시 기술 사양으로 환류되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중소기업도 실증 자료를 축적할 수 있다. 반대로 요구 조건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사업별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면 공급업체가 장기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과제도 남는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어떤 분야가 첫 시범계약으로 이어지는지, 시험 결과와 탈락 기준이 어느 수준까지 공개되는지, 그리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조달·보안 절차가 얼마나 빠르게 수용하는지다. DDI의 성패는 발표된 드론 수량보다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된 체계를 반복적으로 배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출범은 캐나다가 무인체계를 별도 장비가 아닌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작전 생태계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